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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야기 낙방하게 만드는 귀신

2005.08.15 03:52

xemasa 조회 수:8453

<낙방하게 만드는 귀신>

해마다 입시 철이면 대학에 합격되냐 안되냐로 찾아오는 어머니들-- 그 중에 아주 희한한 사연을 말하는 어머니가 있었다.
시험 날이 되면 반드시 이상한 현상이 생겨 낙방을 하고 만다는 이야기다. 답안지에 번호를 한 칸씩 밀려 써서 망친다던가, 설사가 나서 마음의 안정을 잃고 답을 못한다던가, 이유도 없이 멍청해져서 수학문제 계산을 못하게 된다.

법장은 그 학생의 어미가 말하는 것을 믿을 수가 없어서 학생을 불러다가 통시적인 영관을 해보기로 했다.
" 김선영(가명)이라고 했나 ? 너는 누가 여기로 오라고 했는가 ?"
" 어머니가 가자고 해서요 "
" 그럼 누가 지금 말하고 있는지 아는가 ?"
" 누구긴요, 바로 저지, 저 말구 누가 또 여기 있어요 ?"

영관을 하면서 동시에 학생의 정신상태를 살펴보았다. 아무 이상이 없었다. 아주 똑똑하고 성적이 좋다는 말은 들었으나 역시 온화한 성품에 조금도 문제가 없는 학생이다.
그런데 어째서 시험만 보면 그렇게 망치고 마는 것일까 ?

법장은 그때 그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기법인 과거 퇴행 영시를 해보았다. (과거 퇴행영시:past psycho-metric appearance)
그러자 이상한 반응이 나타났다.
분명히 김선영 학생인데 뿌옇게 드리워진 그림자 같은 것이 뒤에 비춰져 있다. 영적인 상태가 충격을 받았을 때 나타나는 '오라'인가 의심해 보았으나 그것은 분명히 다른 영혼의 그림자였다.  
그렇다면 당시에 다른 영혼이 작용을 한 것이 분명하다.

" 시험 볼 때 혹시 머리가 조금 아픈 일이 있었습니까 ? 시험장에 들어서자마자 말입니다"

그러자 김선영학생은 바른대로 일러주었다.

" 네, 조금 머리가 띵하더니 금방 나았어요. 그래서 별 문제가 없는 줄 알았어요. 다만 벙찐 (멍청한) 것 같다는 느낌은 좀 있었어요 "

영혼이 작용할 때 나타나는 기본적인 현상으로 두뇌에 타격을 가하는 것이 있는데 아마도 그때 느낀 두통이었을 것이다.

조금 더 확대 시켜서 당시의 상황을 자세하게 살피기 위하여 법장은 자신의 시점 전환을 위한 주법으로 들어갔다. 말하자면 시험장에서의 상황을 재연하기 위한 자기퇴행 기법을 쓴 것이다.

거기에는 분명하게 영혼의 존재가 드러나 있었다. 머리를 산발하고 갈퀴를 손에 거머쥔 남자였다. 농부 차림인데 지금 시대의 차림이 아니라 최소한 50년은 넘은 영혼의 모습이었다.

" 나를 죽여 놓고 무슨 시험을 봐 ? 말두 안되는 소리지. 니가 어떤 놈의 자손인데 그래 서울대를 가 ? X 같은 놈--- 죽이지 않은 것만도 다행인줄 알아 !"

원한에 가득 찬 눈빛으로 노려보며 머리채를 낚아 채 가지고 흔들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답안지가 흔들려 보이고 한 칸씩 밀리는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컴퓨터 채점에서 답안지가 잘못 작성되면 그 답안지는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김선영 학생은 그 사실을 시험시간이 끝나기 5분전에 알고나서 다음 시간의 시험을 포기하고 말았다.

또 일년 뒤의 시험에서는 뱃속에 들어가서 오장육부를 뒤흔들어 놓았다. 작은 영체로 둔갑하여 장을 들 쑤셔 놓으니 설사가 갑자기 나고 하늘이 노랗게 보이니 시험을 제대로 치룰 리가 없다.

그런 식으로 시험을 방해하는 귀신이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처음에는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은 듯 넘겼다. 하지만 두 번째에서도 설사로 망치고 다음에 또 머리가 띵하여 계산조차 못하게 하자 필시 무슨 곡절이 있다고 알아차린 것이다.

법장은 이런 악귀는 그냥 둬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필시 사연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초령으로 들어갔다.

" 옴 수마닷타 다라니야 니하닷타 스바하"
" 어린놈이 무슨 연고로 나를 부르느냐 ?"

귀기를 품으면서 학생 옆에 선 귀신은 원한령이 가진 특징을 고루 갖추고 있었다.
눈이 찢어지고 피눈물을 흘린 자국이 있으며, 한가지 다른 점은 목에 시커멓게 밧줄을 둘렀던 자리가 선명하게 보였다. ---그렇구나, 이 귀신은 목을 메어 죽었구나 ---

" 당신은 이 학생이 가엽지도 않소 ? 시험을 보면 떨어지게 방해하는데, 한 청춘이 시들어 버리면 당신의 복수는 너무나 가혹한 거 아니요 ?"

" 그럴 만하니까 그렇지 내가 뭣 때메 애매한 놈을 잡아 ? 그런 놈이니까 그렇지 ? "

" 당신은 목을 메서 죽은 모양인데--- 원한이 있더라도, 이제 풀어 줄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만 하면 할만큼 했쟎은가 ?"

막무가내였다. 귀신은 내게 달려들었다. 갈퀴를 휘두르면서 말했다.

" 네깟 새파란 놈이 내가 왜 죽었는지 알기나 해 ? 이 놈의 할애비가 나를 사형선고를 하게 시켰어. 알기나 해 ? 나는 아무 죄도 없는데 몰아 세워 가지고 죽였단 말이야 "

곁에 있던 어머니에게 확인하여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학생의 할아버지는 8.15 해방직후 대공특수 업무를 맡는 수사기관의 사람이었고 잡혀 죽은 사람은 그 당시의 좌익이었다. 좌익이지만 그렇게 악한 일을 하지 않았어도 시대상황에 의하여 공을 다투는 시대라서 애매하게 희생 된 영혼이었다.

" 김가 네가, 나를 잡아넣고 죽게 했으면서 그 씨알머리들은 출세하고 잘 살아야 하는 거야 ? 어림없지. 출세를 하기 위해서 ? 또 어떤 놈을 잡아죽이려고--- "

원한에 가득 찬 영혼일수록 법장의 법력에는 당하지 못한다.
머리를 낚아채어 압슬을 시켰다. 큰 바위 같은 물체를 일으켜 세웠다가 넘어뜨리는 영혼세계의 기술로서 일단 제압하고 설득에 들어갔다.

"시대상황이란 그런 것이다. 인연을 잘못 맺어서 일어난 일인데 아무 죄도 없는 후손을 이런 식으로 괴롭힌다고 해서 네가 원한이 풀릴 것 같으냐 ?"

처음에는 무척 반항하다가 항복신호를 보내면서 귀신은 말했다.

" 그렇다면 법사님. 다음에 지리산에 갈 때는 꼭 저의 무덤을 찾아 주세요. 제 무덤은 어디어디에 있습니다. 약속해 주세요 "

약속을 들어주기로 하고 귀신을 천도하였다.

당연한 일이지만 실수 없이 그 학생은 대학에 진학하였다. 법률을 전공하겠다는 학생이라서 한가지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 선영아, 절대로 법관이 되더라도 애매한 사람에게 죄를 주지는 말게.  알아들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