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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야기 태아령의 복수

2005.08.15 03:49

xemasa 조회 수:9186

법장에게 영법 지도를 받고 있는 한 산부인과 병원장이 젊은 여자 환자를 보냈다.
병원장은 환자가 임신 5개월인데, 엉뚱한 요청을 하여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고 했다.
법장은 그 환자를 만났다.
"처녀 적에 다른 남자를 사귀다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는데, 지금 생각해니 뱃속의 아기 아빠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아기를 낳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법장은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사실 그녀 자신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였다.

"동자야. 너는 뉘 자식인고?"
법장은 태아령을 불렀다. 여자의 뱃속에 들어있는 그 아기는 아비가 누구인가를 몰라서 고민하는 어머니의 몸에 실렸다. 태아령의 특징 그대로 형체는 여리기만 했다.
"나는요. 빨강색이 좋구요. 돼지고기보다는 쇠고기가 좋아요."
태아령은 말을 빙빙 돌렸다. 그렇지만 뜻이 있는 대답임에 분명했다.
영사를 끝내고나서 아기의 어머니가 될 그녀에게 물었다.
"빨강색이라고요? 우리 집 그 이는 검은 색을 좋아하지 붉은 색은 싫어해요. 그리고 관광 가이드를 하니까 소갈비를 너무 먹어서, 자기는 돼지고기가 좋다구 했어요."
"그렇다면 이 애는 바깥 어른의 아이가 아닌 모양이죠?"
"그렇게 되나요?"
그녀는 한참동안 아무 말 없이 앉아있다가 자리를 떴다.

그날밤 법장은 기도를 하다 문수보살에게서 크게 질책을 당했다.
"그 아기는 죽고 싶은 거야. 그래서 그런 식으로 답을 한 거지. 어찌 너는 그런 것도 모른단 말이냐?"
문수보살의 말에 법장은 뒷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
`태아령이 거짓말을 했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분명 뭔가 꾸미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법장은 크게 창피했다. 태아령은 자신이 업으로 실려온 아이임을 알고, 천륜을 거스리려는 것이었다.
법장은 그런 내막도 모르고 태아령이 말하는 그대로 여자에게 답을 줬으니 어쩌란 말인가?
"선생님께서는 그 아이를 키우라고 하셨지만, 저로서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어요. 그 아이가 전 애인의 아이라면, 어떻게 지금 남편의 얼굴을 보며 살 수가 있겠습니까?"

법장은 부랴부랴 그녀를 대영계연구소로 다시 불렀다.
"어제는 내가 참 어리석었어요. 태아령의 의도를 파악하지 않고 곧이 곧대로 전했는데, 그 아이는 분명 남편의 아이라고 문수보살로부터 확인을 받았어요. 그러니 핏줄의 문제는 따질 것이 못됩니다. 다만..."

그 아이의 본래 영(영)은 그녀의 친정 아버지가 오랜 옛날에 죽인 사람의 영혼이었다.
그녀는 아버지가 살인을 하지는 않았지만, 백부의 죄를 뒤집어 쓰고 형을 살았다는 이야기를 법장에게 털어놓았다.
살인의 주체에 대해 그녀는 뒤집어 말하는 것 같았다. 어쨌든 그같은 일로 인해 죽임을 당한 사람은 복수를 하려고 운때를 맞추다 지금에 와서야 태아령으로 등장, 복잡한 출생 문제를 야기시킨 것이다.
어쩌면 어미에게 있어서 누구의 자식인지 분명치 않아 고뇌에 빠지게 하는 그 자체가 영혼의 사악한 복수심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어쨌거나 그녀의 결심은 확고했다.
"아무래도 지워야겠어요."
"정 그렇다면 저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군요. 하지만 나중에 반드시 어려움이 따를 것이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그 일은 일단 마무리 지어졌다. 하지만 법장은 영 마음이 찜찜해 한달 내내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 태아령은 나에게 어미로부터 떠나겠다고 약속하고는 영계를 벗어났지만, 그 어미의 업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자기 남편과 옛 애인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사랑 대신에 안락을 택한 여인에게는 늘 인과응보의 고통이 안겨지지 않던가.'
세월이 흘러 2년뒤 법장은 산부인과 병원장으로부터 그후의 소식을 들었다.
"지난번 태아 문제로 고민하던 그 부인이 지난 해에 자살했다지 뭡니까. 그 부인의 언니되는 사람도 우리 병원 환자인데, 동생이 지난 가을에 목숨을 끊었다고 울더군요."
"그렇습니까? 결국 그렇게 끝나고 말았군요. 영계의 일을 믿지 않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네요.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 텐데…."
그녀는 그때 자기 뜻대로 결국 중절수술을 택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더 커졌다. 남편은 부인에게 무엇 때문에 누구 멋대로 아이를 지웠냐며 닥달했고, 시달림에 견디다 못한 부인은 결국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영계에서 본다면 인과법칙을 해결하지 못한 사람이 당하는 비극의 한 전형이었다.
그때 출생하려다가 스스로 삶을 포기한 태아령은 자신의 복수를 그런 식으로 이끌어 낸 것이 분명했다.

태아령의 복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