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마일기] “ 믿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종교는 믿지 마세요.”
안녕하세요..누구한테도 말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고민을 하고 있던 일이라 많이 힘들었습니다.
저희 집안은 할머니,어머니,가족 모두 어떤 일본 종교를 믿고 있었습니다.
저도 대학교까지는 철모르는 시절에는 막연히 그곳을 좋아하고 회합에도 다니고 행사를 하며 열심히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꿈에 회관 건물이 무너지고 믿는 사람들이 나를 멀리하는 꿈을 자주 꾸었고 회합에 참석하는 것도 일을 핑계로 멀어지게 되었습니다.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다가 어느날부터 잠도 못자고 누으면 항상 가위같은 것에 눌려잠을 설치게 되었습니다.
보름가까이 고생을 하다가 집에서는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할것 같아 고모집에 가게 되었는데 고모가 믿는- 포항으로 파가 나뉘어져서 나온-국내신흥종교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첫날은 그 신흥종교라는 말은 없이 잠자기 무서우면 기도문이 있으니 그걸 한번 읽고 자라고 했고 ,그날은 꿈에 어떤 두 사람이 커다란 개인지 소인지 끌고 왔는데, 그것이 크고 예쁜 눈을 껌뻑이며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더군요.잠도 편하게 잤고 그 이야기를 다음날 고모에게 했더니 아시는 아주머니를 소개시켜 주신다고 했고 곧 입교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있는 일본종교 불단을 없애는게 좋겠다고 하셔서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삼촌집에 있는 것까지 몰래 버리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아직 그 종교를 믿고 계시고 처음에는 아니 지금도 상심하고 계시겠지만 벽을 보고 아침마다 기도하고 계십니다.저는 불단을 함부로 없앤 것은 너무나 죄송스럽게 생각해서 그 종교를 믿지 말란 말은 하지않고 엄마하시고 싶은 데로 열심히 하세요 라고 합니다.사이는 좋구요.
저도 6년 전쯤부터 집에 기도상은 모셔 놓았지만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모시지는 못하고 마음 속으로 기도를 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어떤것이든 지극한 마음으로 한결같으면 통한다고 보지만 한 집에서 두 종교를 하고 있으면 괜찮을까하는것 또 하나는 제가 어릴적 순수하게 믿었던 종교를 배척하고 마음대로 불단을 버렸기 때문에 혹시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노엽게하지않았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잠자리에 들기전 나란 사람에 대해서 조금씩 생각합니다.
궁금하고 풀리지 않는 것들,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들도 많지만 그 중 가장 큰 물음이었던 이것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정말 기쁠것 같습니다.
두서없는 문장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정말 길이라도 가르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행복하세요.
[질문요약]
(1) 한 집에서 두 종교를 하고 있으면 괜찮을까 하는 것
(2) 제가 어릴 적 순수하게 믿었던 종교를 배척하고 마음대로 불단을 버렸기 때문에 혹시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노엽게 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답]
두 가지가 모두 의미 없는 환상입니다.
종교는 사람을 변화시킵니다만, 사람이 쉽사리 종교를 변화시키지는 못합니다.
이런 불안한 마음은 약한 사람이 종교에 지나치게 의존하다가 생긴 마음이며, 약한 사람을 그대로 두고 매달리게 하는 그 어떤 종교도 종교라고 부르면 안 됩니다.
믿지 않으면 강박증을 일으켜서 두려워지는 종교도 역시 종교가 아닙니다.
종교를 믿는 일은 사람의 자유이며, 누구도 믿건 안 믿건 거기에 따라 진정한 신이라면 사람을 해칠 수가 없습니다. 안 믿는다고 해서 모든 것이 안 믿기 때문에 나빠진다고 협박하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라 사이비이며 미신입니다.
오늘부터 편하게 사십시오.
편안하게 사람의 마음을 살리는 종교만이 종교입니다.
그런 종교라면 한 가족이 이것을 믿든 저것을 믿든 자유이며, 각기 달리 믿는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
2009-09-23 제마법선사 김 세환 합장
<감사편지입니다>
가슴과 머리에서 구름을 드리우던 무언가가 쓰윽하고 빠져나간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사무실 안에서 왠지 모를 울음이 나와버렸습니다.
이 느낌은....아...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선생님의 성함도 몰랐고 막연한 마음에 인터넷을 찾다가 처음 방문하고 글을 쓴 생전 연고도 없는 저에게
이렇게 빨리 답장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만히 생각하면 알 수 있는 해답을...저는 모르고 있었네요.
이제는 저와 좀더 대화도 자주 갖고 힘내겠습니다.
선생님을 통해서 저를 다시 본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구요.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