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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목 노래를 사랑한 군인 영혼 ”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지친 울어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파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여러분들이 잘 기억하고 계실 줄로 아는
비목이란 노래의 가사입니다.


서울에서 양평 넘어가는 길목에 곁길로 들어가면 속안이 아주 넓은 마을이 나타납니다.
거기에 사는 여인이 귀신때문에 시달려 잠을 잘 못잘정도라고 은밀히 천도를 부탁하였습니다.


그날 밤 천도를 하는데 느닷없이 영가가 이 노래를 제주인 주인여자에게 불러달라고 합니다.
여인은 정말 준비가 잘된 가수처럼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 슬프디 슬픈 노래를 구성지게 불렀습니다. 잘들어 보니 그녀도 눈물을 흘리더군요.
가녀린 목소리로 노래를 끝내자 영가가 흐느끼면서 털어 놓았습니다.

숨은 사연이 있더군요.

“ 저는 이 노래를 듣는 일이 제일 좋습니다. 당신께서 이 노래를 불러 주어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6.25 전쟁 때 이 근처에서 죽은 군인입니다. 마침  양평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고 지름길이라고 하는 말에 이 골짜기로 들어왔다가 총에 맞아 죽었습니다.
죽은 지 10년이 넘어, 20년이 지나서야, 저는 이 집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동안 여기저기 바위틈이나 농가 헛간에 기식하다가 집이 들어서는 시대가 되어서야 겨우 잠자리를 구할 수가 있었어요.”

영가는 아주 젊은 나이에 죽은 강제 징집된 군인이었고 패배하여 대열을 잃고 달아나다가 그 골짜기에서 죽었다고 합니다. 여인이 가끔 부르던 비목 노래에 반하여 거기 머물러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마 자기는 국군이 아니고 인민군이었다지요.
집이 양평인데 다리 하나만 건너면 집에 갈수 있다고 믿었던가 봅니다.

처음 거기 갔을 때는 허름한 군복차림의 영가라서 크게 마음을 쓰지 않았었는데,
그 남자의 고향은 멀지 않은 곳이고, 지박령이 되어 혼자 가지는 못하는 처지라서  영가천도를 끝내고 나서 잠시 불러 돌아오는 길에 자기 집 터가 어딘가 새로 확인해주고 천상으로 올려 보내 주었습니다.

전쟁이란 참으로 무참한 것 같습니다. 아직 그 시절의 영혼들이 잠들지 못하고 그냥 떠돌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슬픈 일입니다.


“ 이렇게 당신께서 영가를 위하여 노래를 불러주시니 고맙다고 하네요. 아마 이제 다시는 당신을 괴롭히는 일이 없을 겁니다. 가끔 생각나실 때마다  영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2009년 2월 5일 제마법사 선심화 / 김 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