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도 모르게 은혜를 원수로 갚으려던 일을 막아주다.”
최근의 일이다.
H사장과 동지기도가 끝나자 신시(神示)로 전해지는 몇 마디 말씀이 나온다.
거의 관례적으로 매년 빠뜨림 없이 해온 기도였기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그 말씀을 전했다.
“ 절대로 누가 빨리 가자고 때를 써도 양력 1월에 영덕 쪽으로 가면 안 돼요, 가면 크게 다칩니다.”
그런데 동지기도가 끝난 지 한 달도 안 되어 과거에 신세를 졌던 사람이라면서 나타나 가지고 H 사장을 꼬드긴다. 그 남자는 H 사장이 S 재벌 회사에 다니던 시절에 큰 은혜를 베풀어서 사업실패로 빚에 몰려 불행한 시절의 방한 칸 마련할 전세 자금 800 만원을 주변에서 거두어 마련해 준 사람이다. 말하자면 H 사장이 도와준 사람이다. 18년 전 당시로서는 꽤 큰돈이었다.
“ 정말 고맙습니다.”....인사말에 이어서 저녁을 함께 하고 헤어졌다.
이로서 끝나야 한다.
그러나 은혜 입은 남자가 며칠 째 연락이 오고 찾아오더니, 하는 말이,
“ 제가 나가는 절이 있는데 거기 스님이 아주 대단한 법력을 지니고 계셔서 사업을 일으키시려면 가서 일단 만나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거기가 어딘가요 ?” 무심코 되물었다.
답을 듣고서는 깜짝 놀라 자빠질 뻔 했다고 한다.
“ 경북 청송입니다. 함께 갑시다.”
청송이라면 영덕에서 불과 승용차로 40분 거리 떨어진 서쪽이다.
아마 H 사장이 거기에 갔더라면 사고로 죽었을 지도 모른다.
때때로 마장은 전혀 의심하지 않을 만한 사람의 마음을 통하여 전해진다.
과거에 신세진 사람이 설마 해를 끼치겠는가, 인간인 이상 은혜를 갚으려 하지 10 년이나 지나서 갑자기 나타나 해칠 일이야 없겠지 했다가는 아마 크게 위해를 입었을 것이다.
그리고 기도하던 날 당시 혹시나 해서 차에 걸어 두라고 만든 부적을 주었다.
그런데 부적을 달고 가다가 송추 못 미친 곳에서 역주행해서 달려오는 화물차에 큰 사고를 당할 뻔 했다고 한다. 알고 보니 그날이 H 사장이 영덕 방향으로 함께 갈 뻔한 그날이라고 한다.
곧바로 이렇게 기이한 소식을 전해 듣고서 H 사장의 수호 신중님에게 여쭈었다.
“ 어찌된 일입니까 ?”
“ 과거에 자기가 잘해준 사람이라서 자기에게 은혜 갚으려고 오랜만에 찾아온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언제나 만만한 상대에게 폐만 끼치는 인간들이에요. 앞으로도 주의하십시오.”
신중님의 자비로운 도움이 참으로 고맙고도 고마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10년 만에 나타난 사람이 은혜를 오히려 원수로 갚게 만들 수도 있었다는 이런 기이한 인연 이야기를 뭐라고 해석해야 할지 ? 그 사람의 잘못은 물론 아닐 것이다. 다만 깨치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일 뿐이다.
<참고>
남에게 신세를 지고 그럴 듯하게 변명하고 신세를 갚지 않고 차일피일 시일을 미루는 사람들은 그런 인격 때문에 대체로 해를 끼치는 잡령들이 빙의되어 있으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을 해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스스로 뉘우칠 생각은 하지 않고 늘 굽신거리면서 상대에게 아부하며 은연중에 자기도 모르게 해를 끼칩니다. 여러분도 그런 사람을 많이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들은 자기가 얼마나 알게 모르게 죄를 짓는지 전혀 깨닫지 못하고 항상 “여유가 없어서 그렇지 내가 돈만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너무나 떳떳하게 행동합니다. 인연법이란 참으로 엄격한 규칙이 있으므로 그런 사람은 절대로 재기하지 못하게 막아 버립니다. 돈을 벌어도 그 사람의 심상이 바로 서지 않아 더 큰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2008년 1월 24일 제마 법선사 청강/ 장 선생 / 김 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