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마 일기] “ 난 정말 억울해. 내가 죽인 게 아니야.”( I'm innocent, I'm not guilty.)
사람들이 아무리 흉가, 흉가, 그래도 진정한 흉가는 별로 없는 법인데 거기는 정말 흉가였습니다.
며칠 전입니다. 서울에서 북쪽으로 약 65 Km지점, 산정호수 가는 길목에 자리한 길가 집에서 너무나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밤늦게 도착하여 차 안에서 메모지를 꺼내고 찬찬히 영시 하여 그 집의 구조를 미리 뜸떠 봅니다.
.... 작은 집이며 앞뒤가 꽉 막혀 버리고 뺑둘러 사기가 빠져나갈 자리가 없는 집이 그려집니다.
그래서 흉가가 되었구나, 구조적으로도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영시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생각해 봅니다. 풍수도 무시못하는 법이지요.........
방송사 P/D를 면사무소 뜰에서 만나가지고 현장으로 출발합니다. 가보니까 차로 약 5분 거리 정도 밖에 안 되는 자리였습니다.
으스스한 수풀을 헤치고 들어서자 냉기가 확 감도는 집, 일부 천정은 무너지고 하늘이 보입니다. 1978년에 집을 세운 기록이 상량문에 적혀 있습니다. 삥 둘러 천천히 살펴보았지만 목제로 된 부분은 거의 다 뜯겨 나가고 없습니다. 벽에도 아무런 흔적이 없이 짓다가만 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그렇지만 타일 한 장 남기지 않고 송두리째 뜯겨나간 집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특징은 출입구나 현관이 없다는 점입니다.
현장 영시(現場靈視 : scene psychics on the site)라고 하여 사건 당시로 돌아가 봅니다. 안방이었던 자리에서 할머니 한 명이 목을 메 숨져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 그래 , 여기 계시던 분이군요. 그렇다면 여기서 천도를 해드리기로 하지요.”
제작진에게 말합니다.
본래 스케줄에는 들어 있지 않았던 흉가에서의 영혼 천도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항상 저의 뜻이긴 하지만 흉가를 흉가로 만 생각하지 않고 거기 있는 영혼들을 천도해 주어야 하겠다는 마음이 섰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일이지만 그런 흉측한 집에서 머물러 있어야 할 이유가 그들에게는 더 이상 없을 것 같아서입니다. 적은 힘이라도 보태서 천도해 드리면 그들도 기뻐할 것입니다.
“지금부터 이 자리의 영혼을 천도합니다. 여기 계시는 모든 영혼들은 이 자리로 모이셔서 제 천도식에 참가 하십시오.”
그때 한 할아버지 모습의 영혼이 홀연히 나타나서 사연을 말해 줍니다.
“ 한 40년이나 지난 일이야. 여기서 목매달아 죽은 할미가 사채를 핑계 대고 뺏다시피 이 땅을 가져갔어. 난 그 충격으로 요 아래 마을에서 술먹다가 죽었지. 내가 자꾸 꿈에 나타나니까 정신이상이 걸려 자살해서 죽었어. 그 직후부터 동네에는 희한한 소문이 났지. 내가 귀신으로 나타나서 그 할미를 목 졸라 죽였다지 뭐야 ? 며느리하고 아들하고 나중에 여기 살았는데, 여기 살 때는 아무 일도 없었고 이사 가고 나서 차 사고를 당해서 죽었지..... 죽은 어미가 자꾸 나타나니까 안심하고 살 수가 없었을 거야.”
그 집과 연관되어 죽은 사람이 모두 4 명이며 그들 중에 할머니를 빼고는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말한다. 더욱이 아들들은 할머니의 핏줄도 아니었다고 털어 놓습니다. 아들 내외의 꿈속에 나타난 할머니는 계모였다고도 말합니다. 땅주인이었던 할아버지는 정말 억울했다고 봅니다.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고 입방아를 찧으니까요. 제 손을 꽉 잡으면서 제발 이런 억울한 사연을 모두에게 알려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약 30분간에 걸쳐 천도식을 거행했습니다. 벽체에 부적을 붙이고 불을 당겨서 소지의식(燒紙儀式)을 합니다. 기름 먹은 부적은 시멘트벽에 붙은 채 활활 불타오르기 시작합니다. 나머지 식구들의 영혼을 모아 옹기에 담았던 화로부적으로 옮기고 불을 지핀 다음 벌겋게 달아 오른 시점에서 마당에 묻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완벽한 흉가의 마지막 의식이 끝납니다.
신기한 일은 그 다음에 생겼습니다.
영체가 사진으로 찍힌 사실이 나중에 밝혀졌습니다.
사진을 잘 보시면 젊은 여자가 (며느리가) 창문에서 안쪽을 들여다보고, 벽에는 원래 땅주인이었고 돌아가신 다음에 터 신이 된 지주 영감님이 그림처럼 대머리 모습 그대로 물령화 되어 박혀 있는 모습이 드러나 있습니다.
가슴팍이 섬찟해지는 일이지요.
이렇게 영혼이 사진으로 명료하게 찍혀 나오면 정말 귀신이 없다고 부정하려고 해도 부정할 방법이 없지요.
흉가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고맙다고 말씀하시더니 자기의 증명사진을 벽에다가 찍어 놓고 가신 모양입니다.
( 이 흉가의 천도와 영혼체험담은 곧 방송화 되어 방영될 예정으로 있습니다. 기다려 주십시오. 그리고 사진을 한 번 클릭 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07년 7월 11일 제마 청강 / 김세환 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