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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일기 “ 초상집에 가면 칭찬하라.”( Give the Best Address to a death.)

1990년 3월 서울 마포

초상집에 가면 문상객들의 타입에는 세 가지가 있음을 알게 된다.
와서 죽치고 앉아 살아생전의 고인에 대한 덕담을 아무한테나 한참 읊조리며 슬퍼하는 문상객이 그 하나.
“ 내가 이 분 덕에 학교를 졸업 했지요.그 때 불쌍하다고 학자금을 대주신 분이에요. 흑흑흑 ”
묵묵히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다가 상주를 붙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위로하는 문상객이 또 한 그 하나.
그런데 다짜고짜 와 가지고 공연히 시비를 걸듯이 술 내어 놓으라 밥 내어 놓으라 하면 외치는 문상객이 그 하나이다. 마치 밥과 술을 얻어 얻어먹으러 온 사람 같다.
초상이 나면 수없이 많은 영혼들이 그 집을 찾아 오며,  때로는 문상객보다도 더 많은 귀신들이 자리잡고 있기도 한다. 말하자면 사람 죽는 날이 귀신들에게는 생일날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병원 영안실에는 주위에 여러 상가가 즐비하므로 당연히 여기저기서 와가지고 기웃거리는 귀신들도 많은 법이다. 따라서 세 가지 유형 중에서 셋째 번에 속하는 사람에게 주로 빙의한다.
술에 취하면 엉뚱하게 죽은 사람의 생전 소식 중에서 나쁜 말만 골라서 해댄다.

“ 그 자식이 말이야, 젊었을 때 굉장했어. 술집에 갔다 하면 때려 부수고, 어머니가 보상비 물어 주느라고 정말 고생 많이 했지.” 하는 식이다.

하필이면 추하고 고약한 말만 골라서 주절대므로 상주는 창피한 나머지 뒷전에 술상을 마련하고 될 수 있으면 조용히 지내게 집안에서 술께나 하는  이를 붙여 주어 달래기도 한다.  대체로 이런 사람이 <빙의성 상문살>을 당한다. 집에 돌아오면 그날부터 몸이 붓고 안 아픈 데가 없을 정도로 시달린다.
잘 아는 국회의원 N은 문상을 가면 들어서자마자, 곡을 한다. 그 사람은 잘 알지도 못하는 상가에도 자주 찾아 다니면서 아주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평소에 그렇게 한 것이다.

“ 아이고, 아이고, 어찌 이러게 세상을 버리시나요. 저를 좀 불러서 술이라도 한 잔하고 가시지 그냥 떠나시면 섭섭해서 어쩌나요.```”

정말 슬프게 곡을 한다. 누가 보아도 절친한 친구나 후배 쯤 되는 줄 알지만 사실은 그냥 그저 그렇게 알던 사이일 뿐이다.
중요한 일은 그 다음이다.
귀신들이 이 모양새를 다 보고 있다가 그 중 하나가 슬그머니 말한다.

“ ... 하 그놈 참 대단한 놈이네. 그래도 밉지가 않네. 초상나면 핑계대고 부조돈이나 부치고 끝내는 놈들이 많은데 그래도 이렇게 찾아 와서 울어주다니....”
이상한 것은 귀신들이 선거운동을 해준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서 그 사람이 하는 행동을 높이 평가한다.
물론 그 사람은 국회의원으로 6대를 한 지역에서 지냈다.
귀신에게 감동을 선사하지 못하는 사람이 민중들의 대표자로 나설 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절대로 죽은 사람에 대하여 칭찬하는 일에 인색해서는 안 되며 어떤 이유에서건 잘 죽었다는 소리를 해선 안 된다.
2007년 1월 26일  제마 법선사  김세환